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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친인척 보좌직원 채용 파문이 동심원을 그리며 국회의원회관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다. 딸 인턴 채용(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에서 시작된 ‘특혜채용’ 논란은 동서(박인숙 의원, 5급 비서관)와 6촌(더민주 안호영 의원, 5급 비서관), 시조카(더민주 추미애 의원, 9급 비서)를 거친 후 1일 ‘형의 처남’(국민의당 송기석, 7급 비서)까지 번졌다.
여야 국회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 사실이 연일 드러나면서 보좌진들의 면직도 급증하고 있다. 1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달 총 41명의 보좌진이 면직 처리됐다. 이날 하루에만 15건의 면직 신청이 접수됐다. 특히 지난달 21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가족 채용’ 파문이 불거진 이후에만 24명의 보좌진이 면직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보좌진이 면직된 건 이례적”이라며 “개별적인 면직 사유는 알 수 없지만 친인척 보좌진 채용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이 5촌 조카와 동서를 채용한 사실이 드러난 지난달 29일에는 6명, 다음 날에는 9명의 보좌진이 각각 면직됐다. 서 의원 파문 이후 면직된 보좌진은 새누리당 17명, 더민주당 5명,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각각 1명으로 집계됐다.
국회의원의 친인척 채용 사실은 계속 불거지고 있다. 전날 더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시조카를 9급 비서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이 형의 처남을 운전기사(7급)로 채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송 의원은 “법률상 친인척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국민 감정상 문제가 있다면 해임하겠다”고 말했다.

서 의원 파문이 계속되면서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우리 당 의원이 윤리를 제대로 지키기 못한 점에 대해서 사과드리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당 내부에서부터 철저하고 엄격하게 규율을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거의 매일 친인척 보좌진이 짐을 싸고 떠나고 있는 의원회관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새누리당의 한 고참 비서관은 “십수 년 국회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걸 보면 안타깝다”며 “회관이 흉흉하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물러난 사람들 중엔 나름 실력을 인정받던 사람도 있었는데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다 그만둬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더민주의 한 의원실 관계자도 “의원회관은 지금 초상집”이라며 “‘어느 방에 누가 친척이더라’라는 소문이 쫙 다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직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가서 (국회사무처에) 서류 하나 내고 (의원실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고참 보좌관도 “자격 없는 사람이 의원 덕으로 들어오는 것은 문제지만 능력 있는 보좌진이 촌수도 모를 정도의 친인척이란 이유로 실업자가 되는 상황은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친인척 보좌관 논란이 갈수록 커지자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윤리법 개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각계 의견을 들은 뒤 국회의원실천규범 등을 국회운영위원회에 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강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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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7-02 11: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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