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난 영남권 신공항 논란에 대해 각기 다르게 대처하면서 민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새누리당은 비판여론 확산 방지에 나서며 후폭풍 최소화에 주력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신공항 논란으로 지역 갈등을 유발했다며 정부.여당에 공세를 퍼부었다. 또 여야는 영남 지역 민심 향방을 예의주시하면서 내부적으론 지역에 따라 의원들간 온도차를 드러냈다.
새누리당은 22일 정진석 원내대표 주재로 4선 이상 중진의원 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키로 했다.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힘을 합치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정 원내대표는 간담회 후 "정부가 어려운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대승적으로 이를 수용해 잘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영남권 중진의원 간담회를 갖고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정치권이 대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김해공항 확장보다 김해신공항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이 사업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대국민 소통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새누리당도 김해신공항과 관련한 입법과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 차원에서 모든 뒷받침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은 "부산·경남이든 대구·경북이든 지역 주민들께서 다소 서운한 감정이 다 있겠지만 정치권이 (갈등을) 자꾸 부추겨서는 안된다"며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이 났기 때문에 대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박계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도 "김해공항 확장에 대해 일관되게 불가능하다고 해놓고 갑자기 김해공항 확장이 최선이라고 하니 부산도 그렇고 대구 주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 점에 대해선 좀 더 설명을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이 같은 지역간 갈등구조를 유발하는 약속이나 선거공약을 지양할 시기"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대표는 "신공항 문제가 표면적으로는 해결이 되는 것 같지만, 아직도 부산 민심과 경북 민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또다시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을 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동남권 신공항'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또 공약을 파기한 것이 아니냐 하는 문제점들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더민주 의원 역시 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국가가 국민과의 신의를 어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결국 기존 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나면서 두 지역간 분열과 갈등만을 초래했다"며 "철저하게 국익관점에서 경제 논리로만 판단하고 평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면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