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31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정계 은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국회를 나서며 차량에 올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31일 7·30 재·보궐 선거 참패에 따른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며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이 기자회견을 통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거물 정치인이었던 손 고문은 이번 수원 팔달 재보선에서 정치 신인인 김용남 의원에게 상당한 표차로 패배했다.
이 때문에 대선주자급인 손 고문이 큰 상처를 입었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결국 이 때문에 정계은퇴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를 포함해 새정치연합 지도부도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겠다며 오늘 총사퇴했다.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모든 책임을 안고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오전에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최고위원들에게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혔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물러나면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체제는 통합신당 창당 후 4개월여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또 내년 3월로 예정됐던 전당대회가 앞당겨지고, 당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대표직무대행 역할을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현재 향후 당의 진로와 관련해선 무엇보다 당을 우선 혁신해야 한다는 혁신론과 창조적 파괴를 통해 야권을 재편해야 한다는 야권 재편론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새정치연합의 권력 공백이 이어지면서 당은 차기 지도체제가 들어설 때까지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비대위 체제에서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 구성은 물론 지역위원장 선정 등 합당 후 미뤄왔던 당 조직 정비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위원장 등의 선정은 차기 당권은 물론 대선 후보 경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선 안 대표측 최고위원들의 탈당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만일 이 가능성이 야권 재편론과 맞물릴 경우, 새정치연합의 혼란은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