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단위 선거인 제6회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6월 4일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세종자치특별시장을 포함한 광역단체장 17명,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761명(세종시의원 13명 별도), 기초의원 2천888명, 시·도교육감 17명을 동시에 선출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정치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게 될 가능성이 커 선거결과가 집권 2년 차 국정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 결과는 나아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바라보는 민심의 가늠자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여야는 모두 사활을 건 대결에 나설 태세다.
17개 광역 시도 단체장 후보군의 윤곽은 예비후보 등록 시점인 내년 2월께나 뚜렷해지겠지만,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이미 3선 또는 재선급 국회의원들이 출마를 공식화하거나 물밑에서 분주한 채비를 하는 등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중인 신당이 새누리, 민주 양강 구도의 틈을 비집고 제3정치세력으로 약진할 수 있을지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승패를 상징적으로 결정짓는 최대 승부처다.
박근혜정부로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할 경우 국정운영 동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서울시장은 탄탄한 지지세를 구축하고 있다.
우선 박 시장의 아성을 무너뜨려야만 하는 새누리당에선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지난 선거에서 박 시장과 대결했던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원희룡 전 의원,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다.
면면이 무척 화려하다. 현재까진 박 시장이 흔들리지 않는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중 일부는 박 시장과의 가상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승리를 거두기도 해 박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박 시장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깊은 인연이 있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낮은 인지도를 가진 박 시장이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안 의원의 '양보'였다.
당시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며 약 50%의 지지를 얻고 있던 안 의원은 단 5%의 지지를 받고 있던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며 물러났다.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박 시장의 합류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안 의원 측의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지난 달 18일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다소 뜬금없는 발언을 했다. 이날 송 의원은 박 시장에 대해 민주당을 탈당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 측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 줄 것을 제안했다.
박 시장은 신당 합류설이 나올 때마다 민주당 당적을 유지하겠다며 선을 그었지만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권은 박 시장의 거취와 관련해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박시장 외에 현재 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박 시장과 대결을 펼쳤던 3선의 박영선 의원과 당시 보선에서 박원순 후보 측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재선의 이인영 의원이 있다.
또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이 주도하는 '꿈보따리정책연구원'을 창립했는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정책연구원을 시작으로 추 의원이 본격적으로 서울시장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는 뒷말이 무성하기도 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도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원외의 이계안 전 의원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지난 2010년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나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단일화에 성공하고도 선거에서 패한 것이 단일화 부작용의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정치권에서 유력하게 흘러나오는 설이 '안-박 간접 연대설'이다.
안 의원 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으면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간접적 연대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10월 경기도의 모 지역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 신당의 삼자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신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의원 측이 당선 가능성이 낮고 야권의 분열만 조장하는 서울시장 선거를 포기하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경기도지사 선거에 올인하면 안 의원 측과 박 시장 측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이란 평가다.
인천의 여권 후보로는 재선인 이학재 박상은 윤상현 의원이 거론되지만, 정치 상황에 따라 황우여 대표나 김포 시장을 지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도 '와일드 카드'로 오르내린다.
민주당에서는 대선주자로까지 거론되는 송영길 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 되고 국회의원 재선의 문병호 의원도 거명된다.
새누리당 소속인 김문수 지사가 3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도에서는 국회의원 4선관록의 원유철 정병국 의원이 이미 도백 도전을 선언했다. 5선의 남경필 의원은 당내 선거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유효하고, 유정복 장관의 경기지사 도전 가능성도 열려 있다.
민주당에서는 4선의 원혜영 이종걸 의원과 함께 3선의 김진표 박기춘 최재성 의원도 후보군으로 조명받고 있다.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안철수 의원 측 경기지사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새누리당은 '중원 탈환'의 기대를 품고 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없어 보수 진영이 단일화됐고, 최근 종북 논란이 강원 지역의 표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대전은 염홍철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해 박성효 의원, 이재선 전 의원, 정용기 대덕구청장, 육동일 충남대 교수가 유력 후보군에 들어 있다.
민주당에서는 권선택 전 의원만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박병석, 이상민 의원이 출마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안 의원 측에서는 선병렬 전 의원이 거론된다.
충남에는 재선의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과 3선에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국회사무총장이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충·남북에서 안희정 지사와 이시종 지사의 재도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강원도에는 민주당 소속의 최문순 시장이 공고한 지지도를 보이는 가운데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 권성동 황영철 의원의 도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종시에서는 새누리당 소속인 유한식 현 시장과 최민호 전 충남부지사가, 민주당에서는 이춘희 초대 행복도시 건설청장이 뛰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아성인 대구는 공천이 곧 당선인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내부 경쟁도 치열하다.
김범일 현 시장이 있으나 서상기, 조원진 의원, 권영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부지런히 대구를 방문하고 있다. 이재만 현 동구청장도 3선 출마 대신 시장에 도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에서는 현 김관용 지사 지지율이 탄탄하지만 상황 변화가 생길 경우 재선의 이철우 의원이나 권오을 전 의원이 유력한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19대 총선 당시 대구에서 출마했던 김부겸 전 의원이 대구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역시 새누리당의 정치적 텃밭인 부산은 허남식 현 시장이 3선 제한에 걸려 당내 경쟁이 치열하다. 이미 서병수 유기준 박민식 의원 간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울산은 강길부 정갑윤 의원이 뛰는 가운데 김기현 정책위의장의 출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경남에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현 지사에 역시 당 대표를 역임한 안상수 전 의원간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측 인사들의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광주에는 민주당 소속의 강운태 시장이 재선에 나서고, 3선 강기정, 재선 이용섭·장병완 의원 등이 도전장을 낼 가능성이 점쳐진다. 여기에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이름도 나온다.
안 의원 측 광주시장 후보로는 김성호 전 보건복지부장관, 장하성 고려대 교수, 윤장현 광주·전남 비전 21 이사장 등이, 전남지사 후보로는 이석형 전 함평군수, 김효석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남지사의 경우 박준영 현 지사가 3선 임기를 채워 무주공산이 된 상황에서 4선의 이낙연, 3선 주승용, 재선 김영록 의원 등은 결심을 굳히고 준비에 들어갔다.
전북에서는 민주당 김완주 지사, 송하진 전주시장 외에 3선 김춘진, 재선 유성엽 의원 하마평도 나오고 있다.
전남·북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박지원 전 원내대표, 정동영 상임고문의 출마설이 제기된다.
안철수 신당 합류를 선언한 조배숙 전 의원의 경우 전북도지사 도전설도 있다.
우근민 현 지사와 김태환 전 지사가 최근 새누리당에 나란히 입당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 졌고, 민주당에서는 3선 김우남 의원 고희범 제주도당위원장이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