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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인권적인 여자축구팀 6개구단감독 행태


한국여자축구연맹(WK리그) 소속 6개 구단 감독들이 “내년 박은선을 WK리그 경기에 뛰지 못하도록 하자”고 결의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거세다.
한국여자축구연맹 소속 다른 6개 팀 감독들이 박 선수의 성별에 의문을 제기하며 박 선수가 계속 경기에 나오면 내년 리그를 거부하겠다고 의견을 모아 연맹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반인권적이고 반스포츠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서울시청을 제외한 6개 구단 지도자들은 지난달 비공식적으로 만나 한국여자축구연맹에 제출할 요구 사항들을 논의했다. 이들은 최종 합의본을 지난 1일 연맹에 팩스로 보냈고 그중에는 박은선의 성 정체성을 제대로 파악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2014년 리그에 불참하겠다는 보이콧 항목도 있었다.
실력 있는 선수를 더욱 격려해야 할 입장에 있는 여자축구 감독들이 서로 짜고서 한 선수를 망치려드는 행동을 하다니 이해가 안 된다. 인권을 짓밟는 일이다.
한국여자축구연맹 소속 다른 6개 팀 감독들이 박 선수의 성별에 의문을 제기하며 박 선수가 계속 경기에 나오면 내년 리그를 거부하겠다고 의견을 모아 연맹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반인권적이고 반스포츠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박 선수를 걱정하는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은 “한동안 방황하던 박 선수가 마음을 잡고 운동을 하면서 팀 성적도 오르니까 생겨난 다른 감독들의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는 내용에서도 박 선수가 경기력 이외의 문제로 지금까지 마음 아파했던 일들이 드러난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박은선이 '잘 나가서'다.180㎝·74㎏의 탁월한 신체조건을 지닌 박은선은 '여자 박주영'·'축구 천재' 등으로 불리는 한국 여자축구의 대표 스타다.
그는 올 시즌 19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리그 중하위에 머물렀던 서울시청은 정규리그 2위·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박은선의 성정체성 논란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난 얘기다. 그는 태극마크를 다는 과정에서 수차례 검증을 마쳤다. 하지만 새 시즌에 박은선의 활약이 두려웠던 감독들은 케케묵은 이슈를 끄집어내 자기 밥그릇을 지키려고 했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선수들의 성별(Gender)을 판단할 수 있는 정확한 기준은 없다. 즉 감독들이 제기한 '성별 확인 후 퇴출시키라'는 주장은 애초부터 결론이 나올 수 없었다.
여자축구연맹도 "박은선은 여자 선수로 등록돼 있으며 그가 국내 무대에서 뛰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입장을 확실히 했다. 한평생 축구계에 몸담았던 지도자들만 이 사실을 몰랐던 모양이다.
한국 여자축구도 큰 타격을 받았다. 현재 WK리그 매 경기 관중은 100명·많아봐야 1000명 수준이다. 2012년 5만4040명이었던 총 관중수는 올해 들어 5만489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지난 5일 6개 구단 감독들의 집단행동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팬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 그래도 어려웠던 여자축구가 '스포츠 정신'까지 잃었다. 벌써부터 새 시즌이 걱정된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가해자들은 공식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한 감독은 7일 방송 인터뷰에서 "우린 박은선의 국가대표 발탁 건을 논의했을 뿐 다음 시즌 보이콧을 주장한 적은 없다"고 발뺌을 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시청은 기자회견을 통해 6개 구단 감독이 연맹에 보낸 팩스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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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11-07 22: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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