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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북한 지도부에 대화를 강력 촉구하고 정부도 대화의지를 거듭 나타내면서 한반도의 긴장 국면이 언제쯤 해소돼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케리 장관은 최근 4일 동안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을 순방하면서 한반도 긴장상황과 관련해 북한과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북특사 파견과 북미 간 접촉 재개를 시사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원장과 직접 대화할 뜻을 밝혔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6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존 케리 국무장관이 직접 대화를 한다고 했다. 북한과 미국이 2~3주전부터 뉴욕채널을 통해 대화를 하고 있다고 본다"며 "특사나 혹은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여서 대화를 하는 등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일관되게 촉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우리 정부는 지원과 협력을 통해 공동발전의 길로 함께나갈 것"이라며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

정부와 미국의 이같은 화해제스처가 이어지면서 북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강경기조를 이어온 북한이 북미협상 등의 출구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 시점은 한미 독수리 연습이 종료하는 이달 말이나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5월 초 이후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달 7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북미간 대화가 이뤄지고 북미간 협상 국면이 만들어지면 남북관계도 개성공단 복원 및 확장, 군사적 긴장완화,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문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현안을 풀기 위한 남북 당국간 대화가 이뤄지고,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북미대화 채널이 먼저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북미대화를 통해 북한의 의중을 들어보고 핵문제와 관련된 논의가 오고갈 것"이라며 "북미간 협상국면이 만들어지면 남북간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가동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5월부터 남북간 신뢰를 구축하는 낮은 단계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 여건이 조성되고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해소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다.

◇北도 한반도 위기 출구 모색…대화 시그널 보내

최근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 보다 성의있는 자세로 대화 제의에 응해야 한다고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약발'이 먹히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인 15일(태양절) 미사일을 발사와 열병식(군사퍼레이드)을 개최하지 않고 무력도발 없이 차분하게 보냈다는 점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최근 남북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 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한 대화 성사 여부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측에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하는 반면 북한은 "남한 정부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남측의 실천 의지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이 14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이 대화 성사 여부가 남조선 당국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16일 군 최고사령부 명의의 '최후통첩문'을 보내 "괴뢰당국자들이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면 실천적 의지를 온 겨레앞에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북한이 향후 재개될 수 있는 남북대화에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면서도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고 공식 성명을 통해 처음으로 '대화의 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한반도 위기국면 해소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나름의 대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북한도 4월부터 '위기조절'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고 '위기 해소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나름대로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기들 체면도 있으니까 갑자기 대화하자는 얘기를 할수 없고 부정적인 방식이지만 대화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해석했다.

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역시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만 했을 뿐 며칠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한반도 긴장국면에 대한 북한의 고심 흔적이 묻어난다.

이 때문에 북한이 한반도 위기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제기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방북신청 수용여부 주목

북한도 지난 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과 함께 경제건설 병진노선을 천명한 상황에서 한반도 위기를 지속적으로 고조시키고 끌어가기에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선택을 판가름할 수 있는 1차적 시기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방북 신청 승인일인 17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날 입주기업인들의 방북을 받아들일 경우 이번 사태를 대화로 풀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한반도 정세 안정화 프로세스는 이미 작동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이 국면을 잘 활용해 '남북관계 안정성 유지'라는 기본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신뢰 축적을 통해 한반도신뢰프로세스의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나아가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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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4-16 21: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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