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주화운동 제33주년에 즈음해 민주당 지도부와 안철수 의원이 잇따라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이 당의 혁신을 위한 '광주선언'을 발표하고, 안철수 의원이 국회 입성 뒤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한다. 야권 재편을 위한 샅바싸움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오는 16일 광주에서 당 혁신과 '을(乙)'을 위한 정치를 결의하는 '광주선언'을 발표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5·18국립묘지를 참배한뒤 광주선언을 할 예정이며 광주선언에는 당 혁신 등 정당·정치 개혁 방향과 '을'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 광주선언에는 국회의원 100여명이 참석해 민주당의 의지를 천명할 계획이다.

이는 대선과 전당대회 이후 등돌린 호남민심을 다독이고 호남이 민주당의 뿌리임을 재확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안철수 의원의 광주 방문에 하루 앞서 당의 개혁방향을 내놓는 것은 향후 야권재편 과정에서 안 의원에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절박감이 엿보인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에서 오히려 창당되지도 않은 안철수신당에 지지도가 열세를 보이고 있는 정치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칫 호남내 지지도 추락의 여파 속에 호남이 안 의원 중심의 정계개편 진원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게 민주당의 위기감이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5·18 33주년을 맞아 광주를 방문한다. 오는 17일께 광주를 방문해 1박2일 동안 5·18묘역을 참배하고 지역인사들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출마를 선언하기 닷새 전에 5·18묘역을 참배하고 구상을 밝힌바 있어 이번 광주 방문에 정치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안 의원의 주요 지지기반이 '안풍의 진원지' 호남이라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대선 이후 호남에는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는 반면,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안 의원이 독자세력화의 큰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이런 호남 정서와 수도권 표심이 발판이 돼야 한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물론 안철수 의원 측은 이번 광주 방문에 대해 정치적 해석을 경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각은 많지 않다.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5월 광주'에서 벌어질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야권 주도권 잡기 경쟁에 정치권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은 곳에서 안 의원이 진전된 정치구상을 밝힐지 관심이다"며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